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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사회가 된 돌죽의 세계 | 돌죽문학) 현대 사회가 된 돌죽의 세계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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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글쓰는유동 작성일19-07-08 09:43 조회17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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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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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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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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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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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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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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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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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이야기 : 얼마간의 봄날이 흐르고, 노광(28세, 남, 트로그의 미노타우로스)은 초열지옥 게헨나(Gehenna)의 사도인 어느 데몬스폰이 산화한...곳이 아니라 기득권층의 젊은이들에게 린치당한 어느 타오르는 피의 데몬스폰으로 인해 전소된 고급 주택단지로 작업을 나간다. 고가의 고급 주택들 사이에서, 노광이 들어온 후 처음으로 운정(29세, 여, 베후멧의 텐구, 근육뇌의 황소족속들을 싫어함)이 작업에 투입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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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

거적떼기를 뒤집어쓴 뱀파이어는 힘빠진 목소리로 감사를 표했다. 뱀파이어에게 나름대로의 적선을 마친 상만은 가던 길을 마저 걸어나갔다. 오늘 그가 맡은 구역은 어느 고급 주택단지로, 우연히도 그의 친구 노광이 작업하러 나선 그곳이었다. 아마 점심시간 즈음 해서는 서로 시간이 날테고, 마침 노광이 오늘 비번이라고도 하니-어느 날카로운 텐구 여상사가 작업하는 날이란다-겸사겸사 친구의 동료 직원들과도 면식을 틀 참이었다. 오카와루 님의 성실한 신도답게 상만은 한 분야에 있어 전문가인 이들과 어울려 지내기를 즐겨했고, 노광을 통해 들은 그의 동료 직원들은 프로이자 스페셜리스트라는 호칭을 갖기에 모자람이 없는 사람들이었다.

청소부라는 직업에 불만이 있는 건 아니었지만, 상만은 그가 지닌 '전문가로서의 정체성' 을 청소부가 아닌 예술가로 인식해왔다. 블로그에 올리는 그림들이야말로 그가 자신의 재능을 발휘하는 매개체들이었고, 그렇기에 상만은 오카와루 님께서 타블렛이나 포토바자(Photo Bazzar)정식 이용 라이센스를 내려주시지 않고 신형 물걸레 청소포-심지어 고자그의 신도들이 만들어낸!-같은걸 내려주시는 데에 있어 내심 아쉬움을 느꼈다. 그러한 선물이 오히려 상만의 그림에 대한 열정을 부추기는 걸 부정할 순 없으면서도 말이다.

하지만 어쩌랴, 오늘날의 사회는 고자그와 진의 신도들이 득세하고 있지 않던가. 고자그의 신도들처럼 돈을 신성시하고 증권시장을 숭배하지는 않지만, 어쨌건 돈을 벌어야 소망을 성취하고 생활을 영위할 수 있었다. 한편 진의 신도들이 돈을 대하는 자세는 어떠한가? 어느 판데모니엄 출신의 저명한 경제-신학자(economy-invocationist)가 그의 저서 <*임마큘레이트 윤리와 순은주의 정신(The *Immaculate Ethic and the Spirit of Silverism)>에서 평가한대로, 진의 신도들은 "청빈한 직업생활이 곧 정직함이고, 정직하게 창출한 부는 곧 진의 이름으로 창출한 부이며, 따라서 이들에겐 직업생활이 곧 독실한 신앙생활" 이었다. 오카와루 님의 신앙생활과는 좀 거리가 있는 관점이었다.

오카와루 님의 신앙생활은 기예를 갈고 닦아 전문가로서의 삶을 살아가고, 마찬가지로 기예를 갈고 닦는 데에 매진하는 동료 전문가들에게 신의를 갖추며, 실력과 명예로써 답해라. 그것이 오카와루 님이 바라는 미덕의 전부였고, 덕분에 오카와루 님을 모시는 강철 제단의 성직자 역할을 하시는 '천 개의 기예에 통달한 자(Maestro of the Thousand Finesses)' 들께서는 느슨한 연락망 정도의 조직을 유지할 뿐이었다. 주기적인 기도 모임이나 헌금, 종교 행사 같은건 필요없다. 오직 실력으로, 그리고 실력으로 쌓은 명예만이 오카와루 님의 신도가 스스로를 소개하는 방법이었다.

상만은 문득 고개를 돌려 아까 지나온 골목길을 보았다. 아까 그 뱀파이어 역시 나름대로의 신앙을 지키고 있었을까? 사람들은 가난할수록 신앙에 기대는 법이니, 아마 키쿠바쿠드하의 신도로 살아가며 이따금씩 어스름한 골목 구석에서 배급받는 시체의 썩어가는 피로 연명하는 것 아닐까? 아니면, 이레데렘눌의 갱단에서 말단중의 말단을 차지하는 수많은 '동냥업자' 들 중 하나일까? 움브라의 기색은 보이질 않았으니, 디스메노스의 신도는 아니었을 것이다.


" 욘석아, 오늘 왜 나왔냐? 벌써 마조히스트가 다 된거냐? "

" ...네? "

고급 주택단지의 거리들에 떨어진, 담배꽁초마저도 고가인 쓰레기 부스러기들을 쓸어담던 상만은 동료 청소부이자 조언자 역할을 유능히 맡아주던 오우거 할아버지에게 뜬금없는 말을 듣고 놀라 되물었다.

" 마조히스트라뇨? "

" 욘석아, 이 할배가 몇 번이고 지껄였잖냐? 황소와 같은 바닥에서 기웃거리다간 쓰러질 날이 온단다! "

" 할아버지, 그거 오늘 처음으로 말씀하시는 건데요... "

순간 오우거 할아버지는 아차 싶었다는 표정을 지으며, 끄응 소리를 한번 내더니 그 뚱뚱한 혀를 끌끌 차며 말을 이었다.

" 쯧쯧...이 할배가 드디어 노망이 드는 게로구나! 그 중요한 걸 토해내질 않았다니! "

빗자루를 억세게 움켜쥔 오우거 할아버지의 손이 부들부들 떨렸다. 이런 모습을 여러 번 봐온 상만과 청소부들이었기에 그러려니- 하며 가만히 경청할 뿐, 아마 다른 사람들은 분명 가까운 파출소나 병원에 모시갈 모습이었다.

" 우둔하군! 우매해! 욘석아, 왜 진작 물어보질 않은 게냐? "

" 할아버지, 대체 무슨 일이길래 그러세요? "

" 무슨 일이기는! 욘석아, 너는 오늘 병원을 간단 말이다! 다음주에 크리스마스가 병실로 너를 찾아갈거란 말이다! "

" ...네? "

사실, 노광이 업화 철거소에 붙을거라는 이야기도 이런 식으로 들은 상만이었지만 이번 이야기는 어딘가 모르게 뒤숭숭했다. 병실을 간다고? 다음주가 크리스마스라니? 오우거 할아버지의 말들은 하나같이 모호하고 진득한 함축성을 띄고 있었다. 그걸 이해하기까지는 아주 오랜 시간동안 생각에 빠지거나, 아니면 직접 결과를 마주해야했다. 오우거 할아버지는 제어 순간이동(Controlled Blink)으로 순식간에 상만의 발앞으로 다가와 장광설을 이어나갔다.

" 욘석아, 이 바위같은 녀석아, 많이 아플거다! 켄타우로스 뒷발굽에 얻어맞는 느낌일거야! 하지만... "

오우거 할아버지는 주름살 가득한 얼굴에 나름대로 친근한 미소를 지으며 말을 끝마쳤다.

" 분명 메리 크리스마스가 될거란다. "

상만은 혼란스러웠다.


노광은 시커먼 잔해들 사이로 번쩍이며, 정확하게 대들보를 직격하는 선풍의 일격(Airstrike)을 구경하고 있었다. 그런 노광의 뒤편에서, 삼손은 지그문트에서 꺼내온 접이식 의자들을 현장 인원들의 수만큼 펼쳐놓고 앉았다.

" 진짜 기가 막히지? "

" 저거 직접 맞은 친구를 아니까 하는 소린데... 저거 저정도 파괴력이 나올 마법이 아닙니다. "

" 공기만 가지고도 저정돈데, 번갯불 날아다니는 때부터는 진짜 장관이야! "

사손은 오른쪽-윗팔로 스마트폰을 들어 노광에게 동영상 하나를 보여주었다. 한밤중의 어느 학교 건물-아마도 구관과 신관으로 나뉘어진 학교라 구관을 허무는 중인거 같은데-바로 앞에서 운정의 철거 작업을 찍은 영상이었다. 번갯불이 한번 번쩍일 때마다, 허름한 건물들이 그대로 무너져내려갔다. 신기한 점은 분명 명중하기 어려운 번개 화살(Lightning Bolt)마법이 분명함에도, 운정은 묘기라도 부리는 모양새로 정확하게 구관에만 꽂히는 점이었다. 또 한가지 주목할만한 점은, 사손의 카메라를 한번 힐끔 쳐다본 운정이 쏘아보낸 다음번 번갯불은 사손의 바로 옆을 스쳐 지나갔다는 점인데, 기둥에 튕겨내어 쏘아보낸 화살치곤 굉장히 예리한 위협이었다.

" 이거 찍느라 죽을뻔했다고! 키틴질은 절연체가 아니란 말이야! "

사손은 포미시드 특유의 키틴질 외골격을 두드리며 그 날의 작업에 대해 간략히 이야기했다. 노광은 운정의 오만함이 아니꼬웠고, 사실 참고 싶은 마음도 그닥 시원찮았지만, 이 텐구의 실력만큼은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요즘 시대에 누가 번개의 구(Ball Lightning)를 저렇게 휘어 쏘아보낼수 있겠는가?



*순결한 자Immaculate : 진 신앙도 5성일때의 호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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